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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9개월, 그리고 일어난 변화들

producek 2024.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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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술을 끊은 지 9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9개월간 금주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겼을지 기록해 봅니다. 

금주 9개월, 그리고 일어난 변화들

서론

나는 어릴때 부터 시원한 콜라를 참 좋아했다. 유리잔 한잔 시원한 콜라를 담아 원샷으로 시원하게 마시면, 목안을 따갑게 하며 느껴지는 새콤함과 달콤함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막상 군대를 다녀오기 전까지는 술은 좋아하지 않았다. 군대를 다녀와서도 한동안은 술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대학에 복학해서 3, 4학년을 다니며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다녔던 것 같다. 그리고 콜라를 좋아했던 것처럼, 술도 소주가 아닌 맥주를 참 좋아했었다. 

술이라는 게, 마시면 마실수록 늘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 마셨던 술은, 일상에 대한 보상과도 같았고 그렇게 밤마다 서울 여기저기에서 누군가 공짜술을 사주면 원 없이 마셨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이때즈음부터 술이 당긴다 라는 감정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마셨던 술은 어느순간부터는, 그야말로 맥주 한 짝을 마실정도로 늘었다. 마시고 토하고, 비틀거리며 집에 돌아가고, 그렇지 않은 날은 피처 맥주를 사들고 집에 와서 마시고, 맛있는 저녁식사와 맥주 한잔이 삶에 전부인 양 살았었다. 

코로나 기간을 지나가며, 그 버릇은 홈술로 끝없이 유지가 되었고, 피처맥주는 네캔 만원 맥주로, 네 캔을 마시던 맥주는 어느 순간 8캔씩도 마셨다. 이유는 단순했다. 시원하고 맛있고, 다음날 잠을 잘 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고백컨데 그렇게 술을 마신 밤이면 외로웠다. 맛있는 음식이 식탁에서 사라져 가고, 사온 술이 동이 날 무렵이면 거대한 지구에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외로웠다. 그리고 그렇게 영화를 보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안부를 물으며 밤이 지나갔다.  

드라마틱한 체중의 감소 그리고 유지

그렇게 마시던 술을 끊은지 9개월이다. 계기는 별로 좋은 계기는 아니다. 어쨌거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할 일임은 분명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내 삶을 너무 방치했고, 그리고 나 스스로도 너무 방치를 했다. 술을 끊고 나니, 98kg까지 올라갔던 체중이 91kg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한창 술을 좋아하던 시절에도 살을 빼려고 운동을 해보고, 자전거를 종종 수십km씩 탔음에도 빠지지 않던 살이, 아무렇지 않게 빠지고 유지가 된다. 별다른 운동을 크게 하지 않음에도 말이다. 운동을 좀 더 하면 체중을 더 줄일 수 있을까?

긍정적인 방식으로의 생각의 변화

생각도 많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온전히 내 스스로를 관리하는 방법에 몰두하게 되었고, 살아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반성의 시간도 정말 많이 갖게 되었다. 때때로 기고만장했고, 내 주장만 우선시되고, 남을 무시하던 버릇들을 많이 고쳐나가고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입맛의 변화

음식에 대해 이전보다 적게 먹고, 다양하게 먹는 법을 이제 겨우 배우고 있다. 생전 과일하나 사다 먹을줄도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는 과일이나 빵, 커피, 과자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오로지 술과 고기가 제일 좋았다면 이제는 그보다는 몸에 좋은 것들을 어느 정도 먹으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술 없이 무슨 재미로 사냐고?

막상 술을 마시지 않고 보니, 주변에 술 없이 잘 사는 사람이 참 많다. 내가 저녁시간을 술로 허비하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그 시간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술은 값싸게 즐거움을 선사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빠져들고, 헤어 나오기 어렵지 않나 싶다. 술이 아닌 다른 것들에 관심 갖고, 배울 시간을 만들어 가면 생각보다 빨리 술에서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게 누군가의 금주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부디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당신에게는 금주를 꼭 권하고 싶다. 더 이상 술로 스스로를 망가트리지 말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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